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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멜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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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해. 같은 사람들이 많을수록 다른 사람들이 필요해. 나팔수가 필요해. 눈 돌리지 않는 사람이 필요해. 눈 돌리지 않는 것, 그걸 하기 위해 선택한 거잖아.
2025년 05월 28일
― 피프티 피플; 배윤나 / 정세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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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은 말들이 많았잖아. 당신한테 반하는 바람에 이 병원에 남았다고, 당신 수술을 보는 게 가장 즐겁다고, 결혼하자고, 나는 요리도 잘하고 청소도 잘한다고, 경력단절 같은 거 절대 경험하지 않도록 육아든 뭐든 의학적 재능이 덜한 내가 하겠다고. 당신을 서포트하기 위해 내가 태어난 거나 다름없다고, 그렇게 몇년이나 몇년이나 생각해왔다고, 아니 아니, 많은 걸 바라지 않는다고, 그건 내 망상일 뿐이라고, 당신의 그 기적같은 손가락을 한 번만 살짝 잡아볼 수 있다면 소원이 없겠다고.
2025년 05월 28일
― 피프티 피플; 김혁현 / 정세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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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혁현씨 먹먹한 소설속에 한줄기 빛이었던 것만 기억남 염병천병짝사랑이란...
2025년 05월 28일
: re
너는 이미 이 늪의 일부야.
소화되지 않아도 좋아.
우리 중 누군가 말한다.
이제 소년은 고개를 들어 늪의 표면에, 우리에게 입을 맞춘다. 문득 우리는 그것이 인간들이 한때 지극한 사랑을 표현하는 방식이었음을 깨닫는다. 수면 위로 작은 파동이 번져나간다.
"잘 있어."
그리고 소년은 일어나서 뒤돌아 걸어간다.
강으로, 바다로.
더는 소년을 아는 존재들이 없는 곳으로.
2025년 05월 28일
― 행성어 서점; 늪지의 소년 / 김초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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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e
소년은 늪의 더 깊은 곳으로 들어오는 대신, 허리를 굽힌다. 그런 다음 손을 둥글게 말아서 늪의 혼탁한 물과 부유하는 이물질들과 그것에 엉킨 우리를 퍼 올린다. 그리고… 자신의 입에 넣는다. 소년은 우리를 마신다. 우물우물. 소년은 우리를 씹어삼킨다. 당황한 우리는 흩어지고, 우왕좌왕하고, 부딪힌다.
먹었어!
우릴 먹었어!
우릴 씹어 삼켰어.
소년의 입에서 물이 뚝뚝 떨어진다. 우리의 일부분도, 흙과 벌레의 사체도, 썩어가는 식물의 잔해도 같이 떨어진다.
"나는 살 거야."
소년은 우리를 향해 말한다.
"먹히지 않을 거야."
2025년 05월 28일
― 행성어 서점; 늪지의 소년 / 김초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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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제야 내가 진짜 무엇이었는지 알았다. 나는 막연하고 아득한 소망이 아니었다. 나는 현실이었다. 사람들이 나에게 덧씌워 보는 것과 실제로 만드는 것은 달랐다. 나는 괴물이 되었다가 평범한 아이가 되었다. 이끄는 자가 되었다가 밀려나는 자가 되었다. 소망의 표면 아래 진짜 미래의 모습이 채워졌다. 나는 그 간극을 감당할 수 없는 거였다.
2025년 05월 28일
― 행성어 서점; 소망 채집가 / 김초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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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5월 28일